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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로마 문학

사포

by EDUCASH 2023. 9. 5.

그리스 신화에 종종 등장하는 사포는 실존 인물로,  고대 그리스 최고의 여성 시인입니다. 소녀를 향한 사랑을 노래한 연애시와 축혼가로 유명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아름다운 청년 파온에게 실연당해 절벽에서 투신 자살했다고는 하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사포

 

목차

     

     

    사포, 사랑의 발견자

     

    사포는 플라톤이 시의 여신인 아홉 무사에 더해도 손색없다며 칭송한 시인으로, 이미 생전에도 '여성 시인'하면 곧 사포를 의미했을 정도로 그리스 전역에 이름을 떨칠 만큼 아주 유명했습니다. 

     

    에게 해의 진주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섬, 레스보스. 이곳은 트라키아 여인들이 손에 온몸이 갈기갈기 찢겼다는 전설적인 악사 오르페우스의 머리가 흘러든 곳이며, 그리스 음악의 아버지 테르판드로스와 유명한 음악가 아리온을 배출한 시와 음악의 섬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섬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지 그녀의 작품은 매우 아름답습니다.

     

    사포의 생애는 대부분 베일에 싸여있지만, 그녀가 살아생전 너무도 유명인이었기에 여러 작품 속에서 그녀를 찬양하는 문구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청년 파온을 사랑했으나 그 마음을 거절당하고 상심하여 레브카스의 절벽에서 바다로 몸을 던졌다는 오랜 전설이 내려오는데, 이는 아프로디테 신화 두 가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어느 날 선원 파온이 아름다운 사포를 보고 사랑에 빠졌는데, 못생긴 외모 탓에 거절당할까 두려워 아프로디테 여신을 찾아가 잘생겨지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게 됩니다. 아프로디테는 간절한 파온의 소원을 일시적으로 잘생겨 보이도록 하는 향을 주며 이루어줍니다. 향을 얻은 파온은 사포에게 다가가 사랑을 고백하고, 사포 또한 잘생긴 파온에게 반하게 되지만 이윽고 향이 꺼지며 본래의 못생긴 얼굴로 돌아온 파온을 보고 사포는 기절하고 맙니다. 얼마 후 정신을 차린 사포는 아름다운 파온의 얼굴만을 기억하며 상사병에 걸리게 되고, 사랑을 노래하다 슬픔에 못 이겨 절벽에서 뛰어내립니다.

     

    다른 신화로는, 늙고 못생긴 선원 파온이 노파로 가장한 아프로디테를 태워준 대가로 연고를 선물 받았는데, 이 연고를 바른 파온은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게 됩니다. 사포는 아름다운 파온과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끝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절벽에서 몸을 던집니다.

     

    그나마 분명한 사실은, 사포는 귀족 출신이며, 결혼해서 클레이스라는 딸을 낳았다는 사실과, 미틸레네의 정치적 분쟁에 휘말려 잠시 시칠리아로 망명한 적도 있다는 것입니다. 

     

     

    사포를 둘러싼 편견

     

    헬레니즘 시대에 편찬된 사포의 시집은 총 9권에 달했으며, 그 대부분이 서정시였다고 합니다. 그중 소녀를 향한 사랑을 노래한 작품이 많아서 그녀의 작품을 외설스럽다 혹은 음란하다고 낙인찍은 성직자들에 의해 불태워져 유실된 것이 많습니다. 다만 극소수의 작품이 고문헌에 인용되거나 파피루스 형태로 발견되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포가 중심이 되어 활동하던 모임 내에 아름다운 소녀들이 많았고, 그녀의 작품 또한 미소녀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것이 많았기에 그녀는 여성 간의 사랑과 욕망의 상징으로 알려졌고, 때문에 여성의 동성애를 가리키는 새피즘과 레즈비언이란 말이 사포와 관련된 것에서 유래됩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에서는 동성애와 이성애를 구분 짓지 않았기에 그 시대 사회상을 생각하면 그녀에 대한 외설적이고 음란하다는 평가는 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사포의 작품

     

    사포는 10,000행 정도의 시를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성직자에 의해 불타고 훼손되어 오늘날 전해지는 건 단 650여 행 뿐입니다. 남아있는 작품들도 파피루스 조각이나 고문헌의 인용으로만 전해져 완전한 형태가 드물지만, 사포의 천재성을 짐작하기엔 충분해 보입니다.

     

    사포는 '나'를 노래한 작품을 쓴 최초의 시인 중 한 명으로, 시적인 영감의 전달자로 표현되는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와는 대조적으로 개인의 감정과 관련된 작품을 썼습니다. 이런 파격적인 시도로 인해 대중들에게 더욱 친밀하게 다가갔고 덕분에 그토록 사랑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포는 여성들의 사교 모임을 주도적으로 다녔는데, 이를 통해 계몽에 힘쓰고 여성을 가정의 속박에서 해방시키려 했다고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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